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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월 기사입력  2019/02/27 [19:15]
[시인 이순애 ] 키 작은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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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매화   © 박귀월


키 작은 당신이 그립습니다

                               시인 이순애

 

초 하룻날, 성당묘원 바람재를 갑니다

무안 청계 가는 길이 가슴 먹먹 합니다

오래전 청계 바닷길을 돌아올때 그랬던 적

있었지요

 

“밥 묵고 가그라”

대나무 지팡이를 짚은 채 대문밖까지 따라

나와

건성거린 며느리 늘 배웅해 주시던 당신

오늘은 댓돌위에 흰고무신만 사뿐히 누워

있네요

 

천년 늙어도 제 곡조를 지니고 우는

오동이듯,

일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이듯,

서른 일곱, 적막한 봄꽃이 되어버린 당신은

부지런히 봄을 부른 붉은 매화 나무처럼,

초여름 자줏빛 꽃을 피운 오동 나무처럼,

그렇게 백년을 치밀하게 싺을 틔웠습니다

 

윤기 흐른 검은 눈썹, 지워내며 살다 살다가

민들레 홀씨처럼 먼 나라로 훨훨

오르셨네요

당신의 자리엔 그림자 온기가 자라서 키가

큽니다

눈물처럼 익숙해진 어머니!

키 작은 당신의 숨비소리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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