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귀월 기사입력  2019/03/09 [12:52]
[시인 박금희] 녹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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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귀월


녹아들다

         시인 박금희

 

어머니의 무좀손톱은 꼭,

빨래비누만 같다

 

녹아서 작아지는 비누처럼

쓸 때마다 뼈와 살, 지문이 닳아 간다

 

걸레를 빨며 어두운 삶을 문지르고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고 거친 일

청바지를 빨며 묵은 때를 벗겨낸다

 

대야 가득 부풀어 오른 거품

불어나는 빨랫감

빨래를 짜며 삶의 여정을 꽉, 짜내시던

어머니

 

손목 힘 다 하는 날

비누 한 조각 구석으로 밀리는 날

 

그 힘

그 희생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면

나는 비누 한 조각의 사랑

누군가를 더 단단히 사랑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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