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귀월 기사입력  2019/09/07 [19:46]
[시인 이순동] 해남 유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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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귀월


해남 유선관

     시인 이순동

만년을 본 듯한 산길을 걷다 보니

숲 속에 앉은 박새는 그렇게 옮더니만

목탁 소리에 날아갔다

매미는 나무 뒤 숨어 울어대고

장독대 누운 햇살

유선관 텃밭에 국화를 피워 났겠지

바람 지나간 그늘에서

바위는 만년 구르다 내 발끝에 머물던 날

나뭇잎이 계곡물에서 송어처럼

물살을 가르고

나는 새처럼 하늘을 날았다

인고의 세월만큼 다듬어진 돌계단처럼

백 년 간직한 고품(古品)에 손때가

얼룩진 대들보에서

은은하게 어머니의 젖내가 묻어 나오고

객잔에 모여든 손님들은 각자 물길

따라 흘러가는

삶처럼 탁주 한잔 마시고 돌아가니

두륜산에 가을이 오는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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