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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태 선임 기사입력  2019/12/15 [19:01]
[칼럼] 한국형 두테르테의 출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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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한국어 교사 /  칼럼니스트 안상현 

[대한뉴스통신/칼럼니스트 안상현]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필리핀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면서 운 좋게 필리핀의 상류층 인사를 몇몇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필리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정부패’와 ‘치안불안’을 거론했는데, 그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되어도 필리핀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며 필리핀 국민들은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전체 인구의 11퍼센트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고 그 해외취업 인구가 자국으로 송금하는 돈이 어마어마할진대 고위 관료들은 그 돈을 기간시설과 산업단지를 세우는 데 쓰지 않고 소위 ‘In My Pocket’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성실하고 깨끗한 공무원도 많지만 그러지 않은 공무원도 상당함을 필리핀에서 생활하면서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실탄 소지 무장 경비원을 고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상업에 종사할 수 없을 정도로 범죄율이 높고 15만 페소(한화로 약 360만원)면 청부 살인업자를 고용하여 누구든 쏴 죽일 수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 누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이 1960~1970년대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해외에서 피땀 흘려 벌어 송금해 준 돈을 기간시설과 산업단지를 세우는 데 정부가 우선 사용하였고 둘째, 남북이 분단·대치하고 있고 가난이 극심한 상황 하에서도 치안을 확보하고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활성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여 대한민국 국민은 믿을 수 있다는 신념을 대외에 심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필리핀의 발전을 기원하며 살겠습니다. 하루빨리 필리핀에 훌륭한 대통령이 출현하면 좋겠습니다.”


 내 기대와 바람처럼 필리핀에 2016년 6월 영웅이 나타났다. 현 대통령인 두테르테다. 그는 부정부패와 흉악범죄에 대하여 절대로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필리핀을 안전한 국가로 만들어 해외자본 투자를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집권하자마자 경찰의 사기는 진작되고 마약범들은 대거 자수하였으며 필리핀을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자는 자발적 시민 캠페인이 이어졌다. 그의 확고한 법철학과 카리스마 및 강한 추진력에 감동받은 필리핀 국민들은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고 실제로, 두테르테 취임 후 3년간 범죄율은 이전에 비해 22퍼센트나 줄었으며 2017년 필리핀의 1인당 GDP는 2891달러를 기록하여 30년간 2000달러를 넘지 못했던 필리핀의 경제를 눈에 띄게 성장시켰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 SWS의 2018년 12월 조사에 따르면 74%의 국정 만족도를 기록했으니 필리핀 국민들이 두테르테에게 보내는 열화와 같은 성원이 결코 거짓이나 과장은 아닌 듯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는 국제사회에서 명확히 갈리지만 적어도 필리핀 내부의 ‘경제성장’과 ‘치안확보’ 면에서는 확실히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한때 언론에서는 그의 막말 습관을 문제 삼아 강권통치를 하고 인권을 탄압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보이고 연일 비난 기사를 쏟아냈다. “범죄자 10만을 처형한 후 마닐라 만에 빠트려 물고기 밥으로 주겠다.”는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그는 정치인으로서 수십 년 간 막말을 해왔고 과장된 어법을 써 왔다. 막말 발언과 과장어법 사용은 그의 오래된 습관이자 스타일이다. 수십 년 간 몸에 베인 습관을 쉬이 버리지는 못할 것이며 그의 소신과 신념을 펼치기 위하여 일부러 막말을 더 활용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국가지도자는 대중의 관심과 지지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정치적 성과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그의 막말 사용이나 거친 발언은 싫어하나 단지 그것이 그의 오래된 습관이고 필리핀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활용되는 것이라면 무조건적 비난보다는 일종의 이미지 정치 측면에서 다양하게 해석하고 바라볼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검사 출신이기에 초법적 권력남용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으며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만찬 대신 코코넛 주스를 관료들과 지지자들에게 돌리면서 화려함과 보여주기 식 행사를 싫어하고 소박함을 선호하는 그의 인간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요는 집권 후 3년이 지났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인권 탄압과 강권 통치는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범죄율 저하와 경제성장 및 국가신인도 상승을 이룩해내어 두테르테의 높은 인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우리 상황을 살펴보자. 대검찰청이 발간한 ‘2017 범죄통계 자료집’을 보면 2016년 흉악범죄는 총 3만 3천 건이 발생하여 인구 10만 명 당 64건이었고 2007년 10만 명 당 43.9건에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 10년 간 흉악범죄(살인, 강도, 성폭력)의 총 발생은 45.2%나 증가한 셈이다. 마약사범은 2016년 13000명을 넘겨 마약청정국가 지위 (UN이 정한 것으로 인구 10만 명 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일 경우 마약청정국가 지위를 부여함)를 이미 박탈당했다.


 대한민국은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은 범죄자에 대하여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으며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가?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이제 ‘한국형 두테르테’가 나와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범죄율을 낮추고 치안지수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지도자, 실질적 범죄예방과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강한 정치지도자가 출현해야 한다. 미국은 작은 시의 시장을 뽑는 선거에도 – 각 후보들이 해당 시의 치안을 확보하고 범죄율을 낮출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우선 내세우며 실제로 이와 관련하여 열띤 토론회가 자주 열린다. 시장 당선 후 공약이행을 위한 관계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짐은 물론이다. 경찰, 검찰, 법원, 언론사, 시민단체, 교육기관 등 모든 관계 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조 시스템이 구축되어 범죄율을 낮추는 데 상당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시민들은 이에 불평과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선거야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조차도 - 치안확보나 법질서 확립과 관련한 정책토론은 아주 잠깐 요식적으로 이루어질 뿐이며 공약집에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는다.


  ‘한국형 두테르테’는 꼭 나와야 하지만 현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처럼 막말과 감정적 언사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범죄자에 대한 응징·처벌은 어떠한 경우에도 초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범죄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를 강화하고 범죄피해자의 자립과 재활을 돕기 위한 국가적 지원을 늘려가야 한다. 치안확보와 범죄율 감소를 위한 토론회와 공청회를 자주 개최하여 다양한 계층의 고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더없이 좋다. 


 ‘한국형 두테르테’가 나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드리고 싶다. 바로 노역집행 현실화다. 형법상 벌금을 못 내면 노역을 해야 한다. 허나 현재는 노역집행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전문시설이 없으므로 구금시설에서 적당히 시간만 때우면 1일당 10만원씩 기본적으로 벌금을 감면받는다. 예를 들어 벌금 1000만원을 못 내어 대체 구금되었다고 치면 100일만 시간을 보내면 벌금 1000만원을 전액 감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합리함과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하여 하루빨리 노역집행 시설을 전국 주요 도시에 설치하고 노역집행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공적 인력을 뽑아 벌금미납자들은 무조건 강제노역에 종사하게끔 해야 한다. ( 단, 70세 이상의 노약자나 중증 질환자는 제외 )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긍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첫째, 강제노역 집행이 현실화되면 중노동을 피하고자 은닉 재산을 찾아서라도 벌금을 납부하려고 하는 자발적 벌금 납부자들이 늘어날 것이기에 현 구금시설의 과밀수용이 일부나마 해소될 수 있고 노역수용자 수용관리에 들어가는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 노역집행 감독관을 선발해야 하므로 수천 개의 공적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으며 벌금 납부자의 증가로 증대되는 국가 세외 수입을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비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셋째, 실질적 정의가 구현되고 국민의 법 감정에도 부합한다. 마지막으로 법질서가 확립되고 국민의 법 준수 의식이 향상되어 국가 안전 지수 및 국민 행복지수가 올라가게 된다.


 형법 개정은 필히 이루어져야 한다. 노역장 유치기간이 현재 최장 3년으로 정해져 있어 벌금액이 고액일수록 노역장 유치 1일당 벌금 감면액수가 수천만 원까지 치솟는 소위 ‘황제노역’ 문제점이 있으므로 하루빨리 형법을 개정하여 노역장 유치 최장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려야 한다.


 희망이 없을 것 같던 필리핀이 지금은 두테르테 효과로 전 세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 자신만만함과 겸손함 사이의 균형 감각을 잘 유지하고 지난 3년간 드러난 정책중 장점은 더욱 활용하고 단점은 잘 개선하여 두테르테가 계속 좋은 정치를 해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3년 후 퇴임 시 꼭 성공한 대통령, 훌륭한 대통령으로 필리핀 국민들에게 각인되고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한국형 두테르테’가 출현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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